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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기고

제목
문화재의 뒤안길(61)-난파선의 자단목(서울경제, '20.10.19)
작성자
정창운
게재일
2020-10-19
주관부서
대변인실
조회수
4822

문화재의 뒤안길(61)(서울경제, '20.10.19)


700년전 난파선에 실렸던 자닥목


글/ 정창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전시홍보과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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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르는 모양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냄새가 종교적 감성을 높여주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국가 제례나 종교 의식에 널리 사용되었다.

향 원료로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나무가 주로 사용되었는데, 침향(沈香), 정향(丁香), 백단향(白檀香 )등 다양하다.

구하기 어렵고 수요가 많았던 향나무는 일찍부터 중요한 교역 물품이었다.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된 향나무는 중국을 비롯하여 아랍과 유럽까지 수출되었다.

 

이런 향나무 중에 ‘자단목(紫檀木)’이라는 것이 있다.

자단목은 인도가 원산지이고 주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자라는 콩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교목이다. 심재(心材)가 붉은 색을 띠어서 자단목이라 하였는데, 향이나 약용으로 쓰였을 뿐 아니라 목질이 단단하고 치밀해서 불상이나 고급가구 등을 만드는데도 사용 되었다.

중국 원나라에서는 자단목 수입에 너무 많은 금과 은이 유출되어서 금·은으로 자단목 교역을 금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백제에서 만들어 일본 왕실에 보냈다고 하는 정창원 소장 바둑판(木畫紫檀棋局)이 자단목으로 만든 것이고, 신라시대 진골의 마차에도 금은과 더불어 자단목 사용을 금지했던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자단목이 사용되었고 매우 귀한 물품으로 여겨졌었다.

 

이런 자단목이 우리나라에 1,000여 본(本), 8톤 정도가 있다. 1323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던 중 신안에서 난파된 무역선(신안선)에 실려 있던 것으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다.

껍질만 벗겨놓은 원목형태로 지름 7~70㎝, 길이 30~200㎝로 다양하며 배에 싣거나 가공하기 쉽게 재단해 놓았다. 나무 표면에는 한자와 각종 기호, 로마자까지 표시되어 있는데, 화물주와 상품의 종류, 수량 단위로 여겨진다. 신안선에 실려 있던 대부분의 화물이 일본 사찰로 보내지던 것으로 보아, 이 자단목들은 불상이나 불구 등에 사용될 목재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700여 년 동안 바닷속에 잠겨 있던 자단목은 아직도 단단하고 두드리면 쇳소리가 난다. 단순한 나무토막처럼 보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귀한 물품이자 중세 동아시아 교역 항로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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